2012년 2월 21일 화요일

Natalie Brown Suede - Clarks


 우연찮게 생긴 금강제화 상품권 17만원.
 때마침 아작이 나버린 구두.
 금강 아울렛이란 곳이 있다고 해서 도서관 가는 김에 물어 물어 찾아갔더니, 아뿔싸.....정품은 정품인데 '벌크' 파는 곳이었다. 제품도 몇 개 없고, 진열된 것들 대충 신어보고 맘에 들면 그대로 들고 카운터로 고고씽~ 결제 끝. 한마디로 반중고 같은 녀석이다. 그래서 가격이 좀 저렴하다. 위 녀석이 11만원. 상품권으로 결제후 남는 액수도 그대로 상품권으로 돌려준다. 가게 근처에는 아예 금강제화 상품권 매매가게도 있다.

 아무튼 실제 현찰로는 대략 8만원 정도 주고 산 거라는 결론이 나오긴 하는데, 원래 살려고 했던 녀석(버팔로 쪽 캐주얼화)과 동떨어진 놈을 업어와서 대략 난감하지만 '개량 한복'에 그럭저럭 어울릴 듯 해서 나름 만족스런 선택이었다.

 참고로 색상은 홈페이지에서는 갈색계열이라고 하는데 실제 보면 붉은 보라색 계열로 보인다. 이게 형광등, 백열등, 실제 주광환경인 밤과 낮에 따라 색이 전부 달라 보여서 생기는 현상이다. 갈색으로 집어왔더니만 실제로는 자주색 같고, 자주빛깔 생각하고 집어왔더니만 갈색으로 보여서 난감한 녀석이다. 이 신발의 치명적인 단점이다. 혹시라도 이 녀석을 사려는 분은 색깔 제대로 확인하고 사길 바란다.

 참고로 착화감은 나쁘지는 않은데, 원래 신던 나이키 삭스랑 비교하니 무릎에 오는 충격이 확연하게 다르다는 게 느껴진다. 나이키 삭스는 이걸 신고 5-6시간 계속 걸어도 무릎에 무리가 전혀 없는 정도인데, 클락스 나탈리는 신고 1시간 걸었더니 무릎에 묵직한 느낌이 전해져 온다. 신발은 생각보다 무겁지 않아서 좋긴 한데 좀 더 신어보고 걸어봐야겠다. 계속 비슷한 결과를 얻는다면.........뭐 그 날이 삭스 또 사는 날이겠다.

추가)
이거 산 지 거진 2년 되가나 보다.
그동안 신고 다닌 느낌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중박 이상!
초반에는 이런 스타일 신발이 처음이라 이질감 때문에 혹평을 했었는데, 삭스가 맛탱이가 확 가서 어쩔 수 없이 신고 다니다보니 이거 신으면 신을 수록 발에 감기는 맛이 있다. 단지 가죽제품이라 여름철(특히 장마철)에 취약해서 주로 봄,가을,겨울에만 신고 다녔는데, 결정적인 대박은 겨울철 눈이 내리고 난 다음날 이었다. 눈 내리고 기온이 떨어진 빙판길을 걸어보고선 평가가 확 올라갔다.  이 녀석이 생각보다 미끄럽지가 않아서 정말 의외였다. 나이가 들 수록 빙판길 미끄러지는 게 정말 두려운 일 중 하나인데, 이 녀석 덕분에 겨울철 외출에 별 치장이 없었을 정도로 완소제품이 되버린 것.  그리고 삭스, 그는 좋은 신발 이'었'다.

현재는 필맥스 맨발신발과 이 녀석이 주력이 됐다. 오래 걸을 때는 필맥스, 가볍게 돌아다닐 적에는 클락스.

하지만 클락스 제품도 문제가 있다. 길이 울퉁불퉁하지 않고 평탄하게 뻗어있다면 딱 좋은데, 길이 평탄치 못하면 발목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지면서 무리가 오게 된다. 그에 비해 맨발신발은 지면에 탁 달라붙는 맛으로 지면이 평탄하건 울퉁불퉁하건 발목이 유연하게 대처해서 부담되지 않는다. 그런 부분만 뺀다면 클락스 신발 아주 마음에 드는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