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도 발매된 PG 시리즈 4번째 작품.
구형키트 답게 최근 감성과는 조금 맞지 않는 면도 있는 키트다.
나사가 여전히 많다.
폴리캡도 많다. 물론 남는 것도 있지만 거의 다 쓴다.
발광 기믹이 난잡하다.
코인전지만 4개인가 필요하고, 빔샤벨용으로는 기본 동봉된 전지가 있지만 수명이 다하면 새로 구해야하니 결국 필요한 건전지만 5개다. 일반 AA 형태도 아닌 코인전지라서 가격도 비싸고 손쉽게 근처 가게에서 살 수 있는 게 아닌지라 발광 기믹을 재현하고자 한다면 미리 구비해놓아야 한다.
웨이브 라이더로 변신할 경우까지 상정해서 발광 기믹을 설계했다. 그래서 각종 금속 클립에 발광 다이오드에, 반사 스티커, 리드선, 나사로 조이기까지 해야 한다.
PG 유니콘 밴시 조립할 때 LED 작업이 꽤 귀찮았는데, 제타에 비하면 유니콘이 양반이란 생각이다.
특히 빔샤벨의 경우 돌려서 온오프를 재현하는데 이게 꽤 지랄맞다.
조립과정 중간에 점등 테스트가 있는데 여기서 한 방에 불이 들어오면 문제가 없는데 불이 들어오지 않을 경우, 그때부터 귀차니즘의 시작이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고생해서 조립을 해놓아도 결과적으로 발광 기믹의 완성도에 문제가 있다. 발광이 너무 부실하다는 거다. 한밤에 방안의 불을 다 꺼놓은 상태에서나 보일 정도의 희미한 수준의 광량이다. 밝은 방안에서는 이게 킨 건지 안 킨건지 분간이 잘 안간다.
개인적으로는 눈과 빔샤벨은 뭐 할 만하다. 하지만 웨이브 라이더의 날개 끝부분의 점등 기믹은 굳이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해봤자 별 티도 안 나고 말이다.
기본 조립은 PG 퍼스트 때와 동일하다. 프레임을 쌓아올리고 장갑으로 그걸 감싸는 방식.
플라스틱 색감이 아쉽다. 특히 파랑과 빨강이 싸구려 스럽다.
발목 서스펜션은 역시 별로다. 다만 워낙 상체무게가 있어서 그런가, 생각보다 덜렁거리지는 않는다. 반면 PG퍼스트는 세워두면 앞뒤로 덜렁인다.
구형키트지만 역시 PG는 PG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