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매전 내가 생각하고 있던 프레임은
페이즈1 -> 페이즈2 -> 페이즈3
이런 순으로 조립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아니다.
페이즈1,2는 사실상 같은 순서다. 실제 설명서에도 같이 묶어서 순서를 안내하고 있다.
RG에서 도입됐던 통짜 프레임은 팔과 다리에만 쓰였다. 몸통은 코어파이터 분리 때문에 아마 구현하지 못한 것 같다. 분리가 필요없는 건담에서는 아마도 몸통 뼈대까지 통짜로 나오지 않을듯?
RG에서는 기본 통짜 프레임이 있고 이걸 기본으로 이 위에 바로 외장 파츠를 조립하는 느낌이라면 이번 PG언리시드는 그 사이에 트러스 프레임이라고 해서 한번 더 조립과정을 배치했다.
그리고 그 트러스 프레임 조립구간이 페이즈3이다.
페이즈 1,2 첫 순서는 다리와 골반 프레임 조립이다.다리 통짜 프레임은 뻑뻑한 편이다. 위치에 맞게 돌리면 딱딱 손맛이 있는 피드백도 있어서 고정성은 괜찮다. 기존 PG 퍼스트의 경우는 관절이 흐물흐물 + 종아리 스프링까지 겹쳐서 그냥 세워두는 것도 지금은 힘겨워졌다.
다만 비율은 망했다. 허벅지는 여전히 짧아서 한쪽 무릎 꿇는 자세는 불가능하다.
판에서 떼어낼때 정말 천천히 떼어야 한다. 안 그러면 초록색 비닐이 같이 뭍어 나와서 그거 제거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어야 한다. 다만 뭍어나도 그냥 쿨하게 넘어가도 되는 이유는 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일부러 그 부분만 초근접 사진 찍지 않는 다음에는 티도 안 난다. 그냥 편하게 제거해서 붙이면 된다.
페이즈 1,2 완성 상태의 모습.
이때만 해도 좀 실망스럽다. 뭔가 조립은 했는데 프레임 다운 프레임이라기 보다는 그냥 레고조립한 느낌만 든다. PG 퍼스트의 경우 다양한 실린더 구조를 통해서 조립하는 과정 자체도 즐겁지만 조립후에도 움직일 때마다 드러나는 실린더들이 매력적인데 (최근 킷 중에는 MG 발바토스 프레임이 인상적이다.)
PG 언리시드 프레임은 진짜 레고 조립하는 기분이었다.
여전히 레고 스타일 조립에는 변함없지만 페이즈2때의 볼품없는 모습에서 많이 발전했다.
예전 PG 도색작들 보면 내부 프레임의 금속질감을 살리기 위해 부위별로 도색한 것들이 많이 보였다. 이번 언리시드는 도색 없이 그 커스텀 느낌을준다.
이번 언리시드가 기존 기술의 집합체라고는 하지만 이 구조에 과거 PG의 실린더 같은 기믹까지 전부 구현했다면 모르지만 시대의 흐름에 맞게 단순화시킬 부분은 간략하게 변경하고 외적인 부분에 더 치중했다. 발바닥 무릎 팔꿈치 어깨 등에서 삭제된 실린더가 아쉽다. 언리시드는 대신 목에 실린더가 들어가서 실제 장갑 조립하고 보면 언리시드가 더 있어 보인다. 이런 부분이 앞으로 반다이의 방향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특히 살짝 떨어져서 보면 뭔가 그럴듯해 보이는 프레임에 감탄이 절로 터질 정도.
복잡하게 보이지만 실상은 그냥 레고 쌓아놓은 느낌은 변함없다.
이렇게 떨어져서 감상하면 된다.
이번 조립이 레고 같다고 몇 번을 얘기하는데 그만큼 쉽고 편하게 바뀌었다.
일단 100%는 아니지만 런너와 부위를 맞추었다. 해당 부위 조립이 끝나면 그에 쓰인 런너도 바로 버릴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레고의 부품별 봉지에 번호가 있고 번호별로 부위가 나위어서 순서대로 조립만 하면 된다. 그래서 레고는 부품수가 몇 천개가 되도 보통 하루면 다 조립할 수 있을 정도다.
공용 런너라고 해서 어쩔 수 없는 것도 있다.
LED 조립과 분리가 대단히 편해졌다.
그냥 LED유닛이 아예 완전조립으로 나와서 커버 열고 건전지만 넣으면 된다.
목 밑 부분에 부착이 되는데 조립도중에LED를 조립하는게 아니라본체 조립이 다 끝난 후에 LED 조립이 따로 있는데 이유는 그렇게 해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냥 백팩 떼고 목 떼고 LED넣고 닫으면 끝. PG 퍼스트때 핀 이리저리 조절해가면서 조립하던 것 생각하면 정말 편해졌다. 이 부분만큼은 단연 최고.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조립완료후 스위치 온오프 조작이다. 가슴 해치 여는 부분을 빠르게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스위치 on 상태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게 직관적이지 못하다. 가뜩이나 LED에 기능까지 넣어놔서 1번에서 5번까지 순서가 있다. 길게 누르면 꺼지고 이런 식이다. 밝기도 떨어진다.
또 하나 빔 세이버도 발광 기믹이 들어갔다. 이 부분은 PG Z건담에서 이미 시도했던 부분인데, 이번 언리시드에서는 그냥 완전체로 나왔다. 따로 손잡이 포장이 되어 있는데 그냥 꺼내서 건전지 넣고 커버 닫으면 끝이다. PG 제타에서 저 손잡이 욕하면서 조립하던 생각하면 이쪽도 진짜 편해졌다
이번 LED 기믹은 조립 편의성은 살렸지만 그 외적으로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편하게 잘 만들어놓고 정작 결과물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외장 파츠 입히기. 최근 트렌드에 맞게 다양하게 분할되어 있다. 가조립만 하는 입장에서 이런 변화는 좋다.
등, 등짝을 보자. 원래 저 사이에 실린더 들어가야 정상(?)인데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원가절감을 했다. 디테일도 삭제. 이럴 거면 차라리 빔 세이버 발광기믹을 2개 넣어서 백팩을 통해서 몸통과 얼굴까지 LED 발광을 시켰으면 어땠을까?
페이즈4 외장파츠 조립 완성.
PG 퍼스트 건담과 비교화면.
20년전 키트(좌측)지만 내부 디테일은 여전히 이쪽이 더 낫다. 얼핏 보면 PG 언리가 뭔가 복잡하고 있어 보이는 구성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프레임 디테일은 별로 없고 그냥 부품만 겹겹이 쌓아놨을 뿐이다.
특히 20년전에는 구현했던 발목, 발바닥 실린더가 최신에 와서 삭제됐다. 대신 구작에 없던 목 실린더가 최신키트에 구현됐는데, 삭제된 부분은 외장입혀놓으면 보이지 않는 기믹이지만 목의 경우는 완성해놓아도 잘 보인다는 점이 다르겠다.
팔 해치 오픈 역시 PG 퍼스트가 더 낫다. PG언리의 경우 다리는 해치가 많이 열리지만 팔은 너무 없다.
가동성 역시20년전 키트에 비해 좋아진 면은 별로 없다. 팔이 안쪽으로 접히는 각도는 20년전에 비해 퇴보했고, 무릎앉기는 변함없는 짧은 허벅지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불가능하다. PG스트라이커만 해도 충분했던 동작인데 이런 쪽 개선이 없는 게 아쉽다.
타협없는 그런 키트를 원했던 입장에서 이번 PG언리시드는 궁극의 완성판이라기 보다는 그냥 최신 유행에 맞추어 리파인해 놓은 그냥 키트라 생각한다.
PG언리 정보 공개 당시에는 2.0 키트가 아닌가 싶었지만 이름이 다른 것은 그에 맞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PG 퍼스트 1.0과 PG 언리시드 퍼스트는 그냥 다른 키트라고 생각하는 편이 맞다. 개인 취향에 맞추어 구매하면 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